이주민이 바라본 홋카이도와 삿포로의 매력
세계유산 사진작가 도미이 요시오

홋카이도에 관광 온 기념으로 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는다. 전문 사진가의 눈에는 삿포로가 어떻게 비칠까? 삿포로에 거점을 두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오래전부터 세계유산을 촬영해 온 사진작가 도미이 요시오 씨에게 삿포로의 매력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삿포로가 좋아서” 이것이 이주를 결심한 이유

“삿포로를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23살 때, 촬영 조수로 따라간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후, 업무차 홋카이도를 방문할 때마다, 삿포로가 정말 좋아서 매년 계절에 상관없이 한 번씩은 꼭 방문했습니다. 저는 도쿄 출신이지만, 삿포로의 개방적인 분위기에 끌려 1990년에 이주를 결심하고 집과 사진 스튜디오 등 거점을 완전히 삿포로로 옮겼습니다. 좋아하는 마을로 말하자면, 교토도 삿포로만큼 좋아해서 이주 후보지의 한 곳이었는데, 최종적으로 삿포로를 택한 것은 이주자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는 분위기의 지방풍토가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홋카이도에는 이민의 역사가 있어서인지, 주민들이 너그럽고 관대해서 우리 이주자들도 외지인이라는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삿포로 생활에 녹아들어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하얀 세상, 겨울의 삿포로가 매력적

“거주할 장소는 삿포로의 중심을 흐르는 도요히라가와 강에서 남쪽의 모이와야마 쪽으로 처음부터 정해놓았습니다. 삿포로에서도 특히 자연경관이 풍부하고 수려한 지역이니까요.”라고 도미이 씨는 말한다. 높은 지대에 있는 도미이 씨 자택의 창문 너머로 한없이 숲이 펼쳐지고, 계절따라 바뀌는 산의 경치가 사계절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아들이 어렸을 때에는 자택 뒤에 있는 모이와야마 스키장에서 스키를 신은 채로 집에 돌아온 적도 있다고 한다.

“이주해 오던 해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해로, 매일 아침 대대적으로 제설작업을 하고 나서 일을 시작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몇 번이나 와봤었기 때문에 삿포로의 겨울이 얼마나 추운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살아보니 기나긴 겨울을 넘기고 겨우 맞이하는 따스한 봄이 얼마나 반갑던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삿포로에 자주 방문하기 시작했을 즈음에 처음으로 본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이 매우 아름다워서 감동했던 일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일루미네이션이 장식되고 있지만, 삿포로는 그 선구자라 할 수 있지요. 세계 어느 도시를 돌아다녀 봐도 순백의 설경 속에서 일루미네이션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삿포로뿐입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체험할 수 있는 도시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이 도시만의 특별한 겨울의 풍물시로서 모두가 소중하게 생각해 주었으면 해요. 그리고 눈은 삿포로의 최고 매력 중 하나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의 삶이 엿보이는 삿포로의 경치

“최근에는 제 아들 준로가 삿포로의 풍경을 찍고 있습니다. 저는 도쿄에서 이주해 왔지만, 제 아들은 여기 삿포로에서 어릴 때부터 자랐지요. 그래서 저와는 다른 시점으로 삿포로의 풍경을 스케치하면서 이 도시의 변화를 좇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열정을 가지고 삿포로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고 있습니다.”

도미이 씨의 회사 사진공방에서는 도미이 씨가 오래전부터 찍어온 세계유산을 중심으로 한 각지의 사진을 관리하여 세계유산과 준로 씨가 촬영한 삿포로의 풍경 사진을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촬영의 진미는 그 장소에 직접 가서 찍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여행 갈 때는 카메라가 필수다. 두 사람이 찍은 풍경 사진을 보고 그 장소를 목적지로 찾아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삿포로와 홋카이도를 둘러보고, 그 장소에서밖에 만날 수 없는 나만의 풍경을 카메라에 가득 담아보면 어떨까.